본문 바로가기
버스여행

서울시내버스 준법쟁의의 날, 큰 혼란은 없었지만 기사들의 고충은 깊었다

by 땡큐도산 2025. 4. 30.
반응형

 

2025년 4월 30일, 서울시내버스 노조가 예고한 '준법쟁의의 날'이 실제로 시행되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이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안고 하루를 시작했지만, 다행히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버스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시내를 누비며 시민들을 실어 날랐고, 일부 노선에서 약간의 지연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운영은 비교적 원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번 준법쟁의를 주도한 버스 기사들의 고충입니다. 겉으로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운행처럼 보였지만, 기사들의 하루는 더욱 고되게 흘러갔습니다.
준법쟁의란 기본적으로 법과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형태의 쟁의 행위입니다.
평소에는 시간이 촉박해 무시되던 휴식 시간, 정류장 정차 시간, 배차 간격 등을 원칙대로 지키다 보니, 전체적인 운행 효율은 떨어지고 기사들의 근무 강도는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특히 이번 준법쟁의는 서울의 낮 기온이 26도까지 올라가는 등 이른 더위가 찾아온 날 시행되어 기사들에게는 이중고였습니다. 에어컨 가동이나 차량 내 환경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담도 커졌고, 짧아진 휴게 시간으로 인해 식사조차 제때 하지 못한 기사들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버스 노조는 이번 준법쟁의를 통해 ‘현재의 운행체계가 기사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버스 기사 한 명이 하루 10시간 이상, 많게는 12시간 넘는 시간을 좁은 운전석에서 보내야 하는 현실. 배차 간격을 맞추기 위해 식사도 거르고, 정해진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는 결국 사고 위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조는 이러한 문제점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시민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문제를 알리는 방법으로 준법쟁의를 선택한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기사들은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법대로 정차하고, 승하차가 완료된 후 출발하고, 정해진 속도를 넘기지 않고 운행하다 보니 평소보다 소요 시간이 늘어났고, 다음 차례 운행을 준비할 시간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배차 시간에 쫓기게 되고, 이 과정에서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컸다고 합니다.
 
물론 시민 입장에서 보면, 큰 혼란 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의 평온한 일상 뒤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더욱 힘든 하루를 보낸 수많은 버스 기사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준법쟁의는 단순히 하루의 이슈로 끝날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관련 기관, 노조 간의 협의가 다시 한 번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민의 발이자, 도시의 혈관 같은 서울시내버스가 보다 지속 가능하고, 운전하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이 변화의 적기입니다.
오늘 하루 기사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이번 준법쟁의가 보다 나은 대중교통 환경을 위한 작은 발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